신혼 1년차인 장성준씨와 김은형씨. 이들 부부는 말하자면 ‘딴주머니 부부’다. 각자의 월급은 각자가 관리하고, 생활비는 서로 돈을 모아 충당한다. 그러다 보니 문제는 결혼한지 1년이 다 되도록 저축이 안 되고 있다는 것. 장 씨는 “결혼하면서 출산 후 양육비 등을 생각해 어느 정도 저축이 쌓이면 아이를 낳기로 얘기를 했는데, 지금 같은 상황이면 덜컥 임신이 되도 걱정이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결혼 후 아내와 남편의 소득을 합쳐 두 배로 늘었는데 왜 그런지 결혼 전보다 저축도 못할 만큼 빠듯해졌다는 이 부부의 고민, 해결 방법이 있을까. 알뜰한 신혼 살림을 위한 소비 습관을 알아봤다.
◆ 둘이 버는데 남는 돈이 없다, 왜?
이들 부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비용은 외식비. 결혼하고 얼마간은 되도록 집에서 식사를 해결하려고 애썼으나, 맞벌이 부부인 이들에게 식사 준비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이 부담이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외식이 늘어났다. 장 씨는 “데이트할 때나 마찬가지로 대부분 외식비 계산은 내가 도맡는다”며 “그러면 생활비라도 아내가 부담해야 하는데 장을 보러 갈 때나 전기요금 등 고지서를 낼 때마다 신경전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고 털어놓는다.
결혼 전 씀씀이를 줄이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자전거를 취미로 즐기는 장씨는 몇 백만원을 호가하는 MTB자전거를 사들여 아내를 당황 시키는가 하면, 김씨 역시 때때로 명품백과 구두 등의 쇼핑을 즐겨 남편으로부터 원성을 사곤 한다. 여기에 시부모님이나 친정부모님 생신 등의 행사라도 있을 때면 부부가 각자 얼마씩을 부담해 용돈을 챙겨 드린다. 결혼하며 얻은 전세집의 대출금 역시 나눠서 부담하다 보니 장씨는 “결혼 전보다 돈이 더 많이 들어간다”며 “아내는 내가 알아서 저축을 하고 있는 줄 안다. 하지만 상황이 이런데 어떻게 저축이 되겠냐”고 한숨을 쉬었다.
① “경조사비, 무시하지 말자!”
에듀머니의 박종호 본부장은 “결혼을 하고 나면 미혼일 때랑은 지출 패턴이 완전히 달라진다”고 말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이 같은 부분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경조사비’다. 양가 부모님의 생신 선물이며 결혼 안 한 형제의 축의금 등등 경조사비를 대부분은 경우에 따라 ‘일시적으로 지출’하는 비용으로 고려하기 쉽다. 그러나 명절 때 지방에 있는 부모님 댁을 다녀오면 교통비 등을 감안해 액수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거의 매달 이와 같은 경조사비가 들기 마련이다.
박 본부장은 “우선은 이와 같은 비정기 지출을 파악하는 것이 먼저다”고 말한다. 가계부를 쓰는 데도 이 점이 중요하다. 박 본부장은 “보통 신혼부부들은 가계부를 쓰더라도 월 결산에 초점을 맞추는데, 가계부는 현금 흐름을 파악해 예산을 짜기 위한 것이다”며 “가계부를 통해 매달 비정기 지출이 얼마 정도 들어가고 있는지, 또 어느 달에 비정기 지출이 많아지고 줄어드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②딴주머니 부부라도 ‘같이’ 지르자!
벼르고 벼르다 DSLR 카메라를 장만한 남편. 그러나 아내는 빠듯한 살림에 꼭 필요하지도 않은 취미 생활에 돈을 쏟는 남편이 못마땅 하기만 하다. 신혼 부부들 사이에 자주 겪게 되는 갈등 중 하나다.
손우철 TNV어드바이저 삼성지점장은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서로 동의가 돼 있지 않기 때문에 갈등이 일어나는 부부가 많다”고 설명한다. 가방 하나 사는데 부부가 상의할 일이 뭐 있겠나 싶지만, 일정한 액수 이상의 쇼핑은 서로에게 동의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결혼 전 혼자서 쓰는 게 아니라, 두 부부가 같이 소비하다 보면 심리적 문제나 관계가 상당히 많은 영향을 미친다”며 “쇼핑을 하기에 앞서 이 물건이 왜 필요한지 상대를 충분히 이해시키고 동의를 얻는 것이 알뜰 소비의 시작이다”고 강조했다. 이는 설사 통장관리를 따로 하는 부부라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③카드 할부 대신 ‘단기 저축’ 애용하자!
혼수 장만 다 해왔으니 잘 살기만 하면 될 것 같지만, 결혼 생활을 하다 보면 경조사비가 아니더라도 목돈 들어갈 일이 꽤 많다. 신혼 초 한동안은 가전 제품도 가구도 추가로 구입하는 비용이 꽤 필요하다. 박종호 본부장은 신혼 초 잘못된 카드 사용으로 인한 ‘악순환’을 설명한다. 보통 필요한 가전제품이 생기면, 카드 할부나 마이너스 통장을 쓰게 된다. 한 두 차례 반복하다 보면 이자 비용이 증가하고 빚에 의존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럴 때 카드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어렵다면 단기 적금 등을 자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5만원씩 6개월 미만의 적금을 부부가 함께 모아가며 30만원이 모아지면 필요한 가전 제품을 구입하는 식이다. 박 본부장은 “쇼핑에 나설 때 비용을 지출하고 갚아 나가는 것과, 모아 놓은 다음 쇼핑을 하는 것은 중요한 차이다”며 “사소한 습관인 것 같아도 2배 이상 알뜰한 소비가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edu-m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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