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자유를 여가/휴가로 둔갑시킨 기득권카르텔의 기만에서 깨어나세요. 길 위에서 길도 찾고 타인도 찾고 나도 찾고....
*비빔 박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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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알고 있는 자가 그 진실을 속이는 거짓 행위를 기만이라고 한다면, 자기기만은 속이는 자와 속임을 당하는 자가 동일하다는 점에서 이중성을 갖고 있다. 자기기만도 바람직하지 않은 진실을 숨긴다는 점에서 마찬가지지만, 내가 속는 사람인 한에서는 지실이 나에게 숨겨져 있지만 거짓말을 하는 사람인 한에서는 진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우리는 자유롭도록 선고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자유를 실천할 능력이 없어서 여러 가지 핑계를 댄다면, 이는 불안을 외면하고자 하는 자기기만일 뿐이다.
자유는 단지 다른 것을 사유하고 상상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선택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인간은 자기 자신을 실현하는 한에서만 실존한다. 마찬가지로 인간은 자유를 실천하는 한에서만 자유롭다. 인간은 자신의 행위, 자신의 삶, 실현된 자유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우리에게 "이루어지는 사랑 말고 다른 사랑이란 있을 수 없으며, 사랑 속에서 스스로 드러나는 사랑의 가능성 말고 다른 사랑의 가능성이란 있을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나 선택을 지속적으로 미루고 다른 삶을 꿈꾸기만 하는 사람은 자유의 가능성을 스스로 포기하고 자기 자신을 기만한다. '자유'가 우리에게 원초적으로 부여된 불안에 적극적으로 맞서는 방식이라면, '자기기만'은 불안으로부터 도피하고자 하는 수동적 방식이다.
우리가 있는 그대로의 것으로 있어야만 한다고 믿으면서 다른 선택의 가능성들에 대해 눈을 감는다면, 그것이 바로 사르트르가 이야기하는 '모베즈 푸아', 즉 자기기만이다. 나는 이렇게 내가 살아온 방식대로 살 수밖에 없다고 스스로에게 이야기한다면, 그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를 박탈하는 것이다.
선택하지 않는, 그리고 선택하지 않은 삶을 살아가는 것은 자유로부터의 도피다. 물론 우리가 자유롭다고 느끼지 못하게 만드는 수많은 자본주의적 기제가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 젊은이들의 영혼을 침식하는 불안과 외로움, 절망의 감정도 명명백백한 현실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사르트르를 읽는 것은 자유만이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살기 이전에는 삶이란 아무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은 여러분의 몫이며, 이때 가치는 여러분이 선택하는 바로 그 의미와 다른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바로 이 점에서 여러분은 그 어떤 인간 공동체를 창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진우, '의심의 철학'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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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간 세계를 여행하고 40여 년간 글을 써온 여행 문학의 거장 폴 서루. 빌 브라이슨 등 수많은 여행 작가들은 좋아하고 영향받은 작가로 그를 꼽는다. 그의 책을 직접 번역하기도 한 무라카미 하루키는 "폴 서루 이래로 몇몇 작가가 비슷한 여행기를 썼지만, 날카로운 관찰력과 신랄하고 유쾌한 문장에서 그를 따를 이가 없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이 책은 여행이란 무엇인가, 왜 여행하는가 하는 철학적인 영역부터 여행자는 어디를 여행하는가, 누구와 여행하는가, 얼마 동안 여행하는가, 가방에는 무엇을 가져가는가 등 세부적인 영역까지, 여행과 관한 모든 질문에 답하는 가장 문학적인 대답이다.
폴 서루와 그가 사랑하는 작가들의 책에서 골라낸 보석 같은 문장들
이미 여행기의 고전이 된 폴 서루의 작품들, 그리고 D. H. 로렌스, 헨리 데이비드 소로, 안톤 체호프,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서머싯 몸, 어니스트 헤밍웨이, 장 콕토, 리처드 버턴, 에벌린 워,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프레야 스타크, 피코 아이어 등 그가 아끼는 작가들의 책에서 가려낸 보석 같은 글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여행의 기쁨과 고통, 떠나는 이유와 머무는 이유, 기차 여행의 즐거움, 여행자의 가방 속 물건들, 여행의 동반자들, 시련으로서의 여행, 걷기의 효과, 위업을 이룬 여행들, 상상 여행, 여행지의 음식들, 위험한 장소들과 행복한 장소들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다룬다. 또한 베테랑 여행가들의 글에서 찾아낸 여행의 규칙과 지혜도 담겨 있다.
그리움과 고독의 자유를 사랑하는 여행자들이 가방에 챙기는 단 한 권의 책
우리는 때때로 낯선 곳을 향한 강한 그리움을 품는다. 그리고 낯선 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고독하면서도 달콤한 자유를 꿈꾼다. 서루는 "여행에 대한 동경은 지극히 인간적인 것"이며 누구에게나 "이방인이 되고 싶은 욕망"이 있다고 말한다. 브루스 채트윈이 여행한 호주, 찰스 디킨스가 여행한 이탈리아, 에드워드 리어가 여행한 알바니아, 플로베르가 여행한 이집트, 클로드 레비스트로스가 여행한 브라질, C. M. 다우티가 여행한 아라비아 사막, 그리고 폴 서루가 꼽는 코스타리카, 오크니 군도, 말라위, 그린란드, 앙골라, 뉴브리튼 섬, 사할린 등...... 책에 담긴 여행자들의 이야기와 낯선 지명들은 그런 욕망을 자극하며 당신도 어서 떠나라고 충동질한다.
인생에 대한 거대한 은유, 여행의 의미를 사색하는 깊이 있는 시간
여행은 종종 인생에 대한 비유로 쓰이기에, 여행에 대해 말하고자 했던 많은 여행자들은 뜻하지 않게 인생에 대해 무언가를 이야기하게 되었다. 여행에 대해 말하는 이 책은, 곧 인생에 대한 거대한 은유로도 읽을 수 있다. "평범한 여행을 철학적 사유의 대상으로 격상시켜, 여행을 통해 우리가 진정으로 배워야 할 인생의 지혜를 깨우쳐준다"라는 정여울 작가의 추천사처럼, 책은 인생과 여행의 의미를 사색하는 깊이 있는 시간을 선사한다.
*폴 서루, '여행자의 책' 서평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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