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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속으로

소비를 그만두다

by Ganze 2016. 6. 16.

"세상에는 잘나가는 기업의 경영전략을 최고로 치는 사람들이 있는데, 같은 전략과 이론을

적용한다고 해서 후발 주자가 선발 주자의 영광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결국 회사가 잘 되느냐 안 되느냐는 사람에게 달린 것이고, 대부분 성공에는 운이 따라야 한다.

투자회사는 아무리 그럴듯한 이유를 대더라도 본질상 도박과 별반 다르지 않다."

(히라카와 가쓰미,'소비를 그만두다' 중에서 발췌)

 

최근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존 리 씨의 강연이나 인터뷰 기사를 종종 접하게 되는데

물론 관심이 있어 관련 글을 읽지만 진짜 동감하는 것은 투자쪽 얘기가 아니라

대한민국 어머니들에 대한 그의 소견이었다.

한편, 그의 강연장에 온 청중들은 대부분 그의 투자철학과 방법을 모방하여 자식들에게 주식을

나눠주고 어쩌고 저쩌고, 또는 종목을 고르기가 어렵다고 어쩌고 저쩌고,  또는 10년 뒤에 어떤 직업

유망하겠느냐는 등 다소 무리한 질문도 서슴지 않았는데, 거두절미하고

존 리 대표 같은 투자관련 인물에 관심 있는 분들은

위에서 인용했던 글의 저자 히라카와 가쓰미 선생의 <소비를 그만두다> 책에 있는

다음 내용을 유심히 읽어 보기를 권합니다.

지난 2013년 닛산에는 놀랄 만한 상황이 벌어졌다. 주주의 60%가 외국인이라는 점이다.

글로벌리스트들이 내세우는 주주 주권론에 입각할 때 닛산은 더 이상 일본 회사가 아니다.

일본에 본사가 있고 일본에서 법인 등록을 했다는 의미에서는 일본 회사지만, 주주 주권론에 따르면

이 회사의 머리는 외국인이다.

닛산뿐 아니라 모든 주식회사는 주주가 이익을 거둘 수 있게끔 기업 활동을 전개한다. 주주의 60%

가 국외에 있다는 말은 닛산의 이익이 국내보다는 국외를 향해 있다는 뜻이다. 비슷한 주주 구성을

보이는 금융그룹 오릭스도 더 이상 일본 기업이 아니다.

이런 경우 회사는 당연히 글로벌리즘을 지지하게 된다.

회사가 일본에 있고, 일본인이 대거 일한다고는 하지만 소유자가 일본인이 아닌 이상 일본인의 이익

을 생각할 리 없다. 그들은 자기 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지역의 공동체를 쪼개고, 지역을 세분화해

마치 시장이 배로 커진 것 같은 효과를 거둘 방법을 찾는다. 그것이 국외 진출이며, 미개 시장을 개척

하는 방법이다.

(/ '경제전쟁 패배로 비틀거리는 기업들' 중에서)

영원히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래서 선진국이 나서 기존의 대량생산, 대량

소비 시스템의 방향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그 전환은 아직 중산층이 남아 있고, 사회에 약자 구제의

기운이 남아 있을 때 시작해야 한다.

...돈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사회에서는 모든 것을 돈으로 해결해야 하니 일을 해서 번 돈이 금방

나가게 되고, 남은 돈도 욕망을 자극 받아 점점 쓰게 되어 있다. 그렇게 쓰기 위해 벌고, 벌기 위해 일

하는 끊임없이 쳇바퀴 도는 사회는 언뜻 왕성하고 혁신적인 사회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회 전체

가 쇼핑중독에 걸려 있는 것과 다름없다. 따라서 모든 질적인 것을 돈의 양으로 환원시키는, 인간성

이 희박한 왜곡된 사회인 것이다.

개인에게도 돈의 들고남이 너무 활발하면, 다시 말해 화폐의 유동성이 지극히 높아지면 설사 벌이가

많다 하더라도 인간성 자체가 소모된다.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단언할 수 있다.

이제 슬슬 돈을 쓰지 않고 사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돈 대신 무엇을 손에 쥘지를 진지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 '경제성장을 하지 않는 사회’가 필요하다/ 인간성을 소모시키는 쇼핑중독' 중에서)

* 히라카와 가쓰미 저, '소비를 그만두다 : 소비자본주의의 모순을 꿰뚫고 내 삶의 가치를 지켜줄 적극적 대안과 실천'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