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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 Mash up

사우스웨스트에서 일하게 해줘요

by Ganze 2012. 1. 14.




사우스웨스트의 성공요인- "일은 놀이처럼 즐겁게"
승객이 휴가 즐기도록 애완견도 흔쾌히 맡아줘
임금 수준 낮아도 인기 직장으로 떠올라
임파워먼트의 위력- 자기 일을 결정할 수있는 권한이 주어졌을 때,
단순한 업무를 하더라도 즐거움 맛볼 수 있어

 




▲  미국의 사우스웨스트항공사가 사업 초기 비행기 4대로 시작해 30년도 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미국의 대표적 항공사로 자리매김했다.
일반적인 경영학적 관점에서 보면, 거점시장, 가격, 노선 선정 등에서 남다른
기업전략이 작용한 덕이라 볼 수 있겠다.
그러나 같은 시장에서 비슷한 전략을 추구하던 유나이티드항공이나 델타항공이
실패를 거듭했다는 점에서 사우스웨스트에는 뭔가 차별점이 있었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우스웨스트의 성공요인은 무엇일까?


그에 대한 답은 사우스웨스트항공사를 두고 시장에서 회자되는
몇 가지 에피소드에서 찾을 수 있다.

먼저 이 회사 조종사나 승무원들은 기내 청소를 직접 돕고, 게이트에서
탑승 절차를 담당하고 승객 짐까지 들어준다.
또 만일 어떤 승객이 개를 데리고 비행기에 탈 수 없는 걸 모른 채 개를
데리고 휴가를 가고자 공항에 왔다면, 담당 직원은 흔쾌히 이 승객이 휴가를
즐기는 2주 동안 그 개를 돌봐 준다.
그리고 노년 승객이 비행기를 불편 없이 환승할 수 있도록 직원이 자처해
다음 기착지까지 동행해 준다.


사우스웨스트의 기업문화를 엿볼 수 있는 몇몇 에피소드가 단순히 업무의
명확한 분담, 철저한 평가와 그에 따른 성과급제·수당체제에 기인한다고 보기 어렵다.
더욱이 회사의 임금 수준이 업계 평균 이하인데도 많은 직원이 이 회사로 옮겨온다는
얘기를 들으면 아마 더더욱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다.

 





▲ 직원들이 일을 하게 만드는 동기는 크게 내재적 동기와 외재적 동기로 나뉜다.
내재적 동기는 업무를 수행하면서 느끼는 의미, 즐거움, 성취감과 같은 것을 뜻한다면,
외재적 동기는 임금, 평가, 고용 안정, 승진 등과 같이 업무 자체보다는 외부에서 주어지는
요소들을 의미한다.

기업은 이 둘 중 어느 하나도 버릴 수 없지만, 각각의 특성과 이들 간의 관계를 잘 고려해
활용해야 한다.
연구 결과들을 보면 외재적 동기는 즉각적인 효과가 있지만 빨리 사라지는 단점이 있고,
내재적 동기는 효과가 더디게 나타나지만 한번 발생한 후 장기간 지속되는 특징이 있다.


그런데 이 두 요소 간 관계는 좀 미묘하다. 동기부여 분야의 권위자인
에드워드 데시(Deci) 미국 로체스터대 교수가 매우 흥미로운 실험을 한 적이 있다.
학문적 연구 목적의 실험을 설계하고 실험에 참여한 자원자들을 두 집단으로 나눠
일정 시간 업무를 수행하게 한 다음 쉬는 시간에 한 집단에만 기대하지 않았던
성과급을 지급하였다.
이후 두 집단의 업무 동기를 분석해 보니 오히려 성과급을 받은 집단 구성원들의
관심이 보상액에 몰리게 되어 업무 자체에 대한 관심은 줄어드는 결과를 가져왔다.


즉 보상이 강조되면 일에 대한 흥미보다는 보상의 강한 매력에 빠지게 되고
일의 동기를 외재적 요인에서 찾게 된다는 것이다.
보상이 주어지면 당장 원하는 행동이 발생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만약 보상 액수가
감소하면 그런 행동이나 성과도 따라서 같이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직원들이 자기 일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고,
자기가 하는 일에서 의미를 찾을 때 생각지 못한 힘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
내재적 동기를 활용한 임파워먼트(empowerment)의 핵심이다.
임파워먼트가 잘된 회사에선 직원들이 중요한 회사의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할 때뿐만 아니라 심지어 전표 정리와 같은 지극히 단순한 업무를 할 때도
몰입을 하고 거기서 즐거움을 맛본다는 결과가 많다.


 




▲ 사우스웨스트항공사 역시 '일은 즐거워야한다.

일은 놀이처럼 즐거움의 대상이어야 한다'는 기업 철학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임파워먼트가 매우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다.
물론 이 회사도 이윤 분배제도와 같은 외재적 동기를 활용하지만,
제도의 핵심을 금전적 분배액에 두지 않고 직원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핵심 의사 결정에 직원들 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내재적 동기를 더
중요시한다.
이 때문에 회사가 위기 상황에 놓이더라도 어려움을 타개할 힘이
직원들로부터 나올 수 있는 것이다. 흔히 기업이 어려워지면 이윤 분배액
감소로 불신과
마찰이 증폭되고, 대개는 이윤 분배제도와 노사 분쟁 간의 상관성이
높게 나타나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분배액이라는 외재적 요소에 너무
치중했기 때문이다.


임파워먼트는 반드시 철저한 직무와 역량 분석에서 출발해야 한다.
부하 직원과 상사의 직무 간 연관성을 파악하고 어느 직무는 바로
위임이 가능한지, 어느 직무는 어떤 교육과 업무 경험을 쌓은 후에
넘길 것인지에 대한 단계적인 계획과 준비가 중요한 것이다.
데시 교수는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동기를 부여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근본적으로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다른 사람들이 스스로 동기를
찾아갈 수 있는 환경을 어떻게 조성할 것인가"가 맞는 고민이라는 것이다.

당신이 속한 기업에서 의사 결정에 걸리는 시간이 불필요하게 길다거나
중요하지 않은 이슈를 상부에 자주 보고하고, 또 상사가 지나치게 관여하는
상황이 자주 생긴다면 한 번쯤 임파워먼트가 필요하진 않은지 깊이
고민해봐야 한다. 팀내 업무가 너무 엄격히 분담돼 팀원들이
네 일 내 일의 경계를 자꾸 확실히 하려 하진 않는지,
창의성이나 혁신적 사고가 상사가 외쳐대는
그림의 떡으로만 존재하지는 않는지도 돌아볼 때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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