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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소설

프리텐더(Pretender) : 언킹게임(Unking Game) 7화

by Ganze 2025. 1. 1.


{은하 대헌법을 위반하고 친위쿠데타를 일으킨 미치광이 가짜왕과 흉악한 마라수들을 사냥하기 위해 광활한 은하계 이곳저곳을 종횡무진 넘나드는 저붐하이커의 은하계 모험담}


B와 D 사이의 C

7화
다시 신전으로



두카는 빠르게 명령을 내렸다.

순식간에 빌리거드 캐슬의
방어 시스템이 멈췄다.
외부에 있던 자이트 제국의
병사들이 일제히 성채로
돌격했다. 두카의 계획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순간,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지하 시설 깊은 곳에서 강렬한
에너지가 느껴졌다.

두카는 단번에 알아챘다!

“무기수로 잡혀 있다더니···
아직도 힘이 남아 있어···“

전쟁의 포연 속에서도
코잘 넥서스의 백야는 형언할 수
없을 만큼 너무나 아름다웠다.

“아저씨이이···”
최고조는 두카의 어깨를
흔들었다

”아저씨! 전쟁 이야기 하다가
이렇게 잘거면 그냥 방으로
들어가세요!“

”으··· 으음? 내가 언제 잠이
들었지?”

“피곤하신 것 같은데 더 하실 말씀
없으면 이제 집으로 보내주세요!“

”아이구 한동안 하루도 안쉬고
일을 했더니 좀 피곤했나 보구만···
허허허··· “

“당장 전쟁 일으키는 거 아니라면
저 좀 집에 보내주세요!
아픈 동생이 있어서 가봐야 한다
말입니다···”

두카는 최고조의 시끄러운 목소리에
눈을 찌푸리며 거실 바닥에서
일어났다.

“음···거참··· 난감하게 만드는구만···”

“제가 여기서 더 할 게 없거든요···
빨리 좀 보내주세요!”

“그럼, 이렇게 하지···
내 미션을 수행하는 조건으로
동생을 만날 수 있게 해 주겠다···”

순간, 최고조는 두카 크로노스의
눈을 죽일 듯 매섭게 노려보았다.
그의 강렬한 눈빛엔 불신과
분노가 서려 있었다.

“이제는 협박까지 하시네··· “
(동생까지 이용하다니···
이 새끼 진짜 쓰레기네···)

두카는 씁쓸하면서 썩은 웃음을
지었다.
“니 주둥이로 하고싶은 말
씨부리는 건 은하 대헌법에도
명시되어 있는 권리이지만···
그런 건 네 스스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만큼 능력을
부릴 수 있을 때나 가능하지···
안 그래?”

“이 아저씨가···말이면 단 줄
아나···“

“네 꼬라지를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고!! 부디 나중에 눈물콧물
짜내지 말길 바라네··· “

최고조는 시선의 방향을 살짝
밑으로 꺾었다.

“으흠! 흠! 크아아 하악!!
아 자꾸 가래가 끼네··· 흐음음···
일단 나로서는 좀 전 그 말이
협박처럼 들려서 말이오···
기분이 좀 그랬습니다···
그러다보니 본의아니게 급발진을
했습니다.”

“최고조, 난 그저 조건을
제시한 것 뿐이네.
니가 하고 싶은대로 놔둘거라고
믿었다면 오히려 자네가 너무
순진한 것 아닌가?”

최고조는 이를 악물고
두 주먹을 꽉 쥐었다.
그는 두카와 맞서 싸우고
싶었지만, 지금 상황에서
역부족이었다.
미진이는 병상에 누워 있었고,
그의 유일한 가족이자 지키고
싶은 사람이었다.

“그래요.” 최고조는 결단을
내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미션이든 하겠습니다.
하지만 조건이 있어요.”

두카는 흥미로운 눈빛으로
고개를 기울였다.
“조건이라?
그냥은 안넘어가는구만···
그래 뭔가?”

“미션을 완료하고 나면,
미진이를 반드시 안전한
장소로 옮겨주세요.
그리고 동생의 치료를
책임지세요.
그게 제 조건입니다.”

두카는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하겠네!
내 말은 믿어도 된다.
자, 그럼 미션을 알려주지.”

최고조는 긴장한 채 두카의 말을
기다렸다. 이 순간 그는 자신의
모든 감각이 곤두서는 것을
느꼈다. 두카의 표정이 점점
진지해졌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다시 여차 신전으로 가!”

(이런 ㅆㅂ새끼가···)

”아저씨! “

“하지만 그전에 말야···
다른 곳에서 실전 테스트를
먼저 받아.
한숨 자고 나면 거기에
가 있을 거야”

“아저씨이이이~~~발놈아“

고함을 질렀지만 이미
푸른색 연기가 최고조를
감싸고 있었다.



◆ 섬멸대 훈련소 ◆

윤기원 소장은 전소민 교관을 불렀다.

“이번 최종 테스트 대상 훈련생들은
실력이 어때?“

“지금까지는 낙오자 한 명 없이
잘해내고 있습니다.”

“그래··· 당연히 잘해야지”

“예, 그렇습니다···”

“전교관 네가 그동안 애를 많이
쓴 거 잘 알고 있어···.
근데··· 좀 거시기한 소식을 전하러
와서 미안하네···“

“소장님, 무슨 말씀이십니까?“

“최종 실전 테스트를
<EP 2>로 변경하라는 명령이
방금 전에 본부에서 내려 왔어··· “

“예? 갑자기 말씀입니까?”

“너도 알다시피 신전과 회생병원
사고에서 입은 우리 피해가
너무 컸기 때문에 곧
<S.I. 1단계>가 발령될 거야.  
그래서 실전 테스트 단계를
더 높이라는 거야···"

“그 그치만···.
갑자기 단계를 높여 버리면
훈련생들이 심각한 부상을 당할
확률이 훨씬 늘어납니다..."

“물론 그 말도 일리가 있어···
하지만 알다시피 최근
곳곳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사고 흐름들을 지켜본
우리쪽 전문가들이 하나같이
그런 상황이 앞으로 더 크게
터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그런면에서 본부의 결정도
전혀 엉뚱한 것만은 아냐···
자네는 훈련생들이 그저
무사히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게”  

“…….알겠습니다….”


관사로 돌아온 전소민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훈련생들이 받아 들일 리가
없어... 아니, 수긍하고 받아
들인다 해도 100% 실패야...  
너무 무모해!)

동료 교관인 이광수가
들어왔다.

“소장님이 뭐라고 하디?
평소 훈련 전날과는 분위기가
좀 다른데··· 혹시 훈련생 중에
안 좋은 일이라도 생긴 거야?”

“아니~ 그게 아니라.
여차 신전과 관매도
회생병원 사고 알지?
그 때문에 본부에서
갑자기 파이널 실전
테스트를 <EP 2>로
바꾸라는 명령이
떨어졌어···”

“뭐? <EP 2>로? 아니···
훈련생들이 나름 재야에서
산전수전 겪은 고수들이라
해도 이건 무리다 무리···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작살나게 생겼네··· “

”내 말이···”

“훈련생들이 걱정된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건 아니야..."

이광수는 잠시 고민에
잠겼다가 갑자기 눈썹을
치켜 올리며 입을 뗐다.

“근데 소민아, 어차피
바깥 상황이 너무 안 좋고
그래서 위에서 까라면
까야 할 상황이라면 말이야···
차라리 훈련생들과 함께
직접 들어가는 건 어떠냐?”

“그래, 맞다!
<EP 2>부터는 위험도를
감안해서 교관도 훈련생들과
함께 참가할 수가 있었지! “


◆ 죽음의 숲 스테이지 ◆

최고조는 두카 크로노스의
강제적인 텔레포트를 통해
섬멸대 최종 실전 테스트 장소인
‘고리 신전’에 도착했다.

“에이, ㅆㅂ! 재수 옴 붙었네!
두카인지 뻥카인지 이상한
사이코ㅅㄲ 마수에 걸려 들어서…
내 꼴이 말이 아니다 진짜…“

[최고조님…]

(미진아…
오빠가 정말 미안하다…)

[최고조님···]

“뭐! 왜?! 할 말 있어?“

[저 아주 잠깐 자리 좀 비워도
되겠습니까?]

“자운영, 너 웃긴다! 여기
옆에 서서 함께 볼일 보는
것도 아닌데···
당연히 그렇게 해도 되지···ㅎㅎ“

[··················]



{스테이지 시작합니다}

신전 내부에 설치된 통제소  
스피커를 통해 통제소 마스터가
시작을 알렸다.

“자운영, 왔니?
이 신전에 관한 따끈따끈한
정보 좀 없냐?“

[관련 정보가 없습니다.]

(뭐라고?! 업뎃이 안됐나···
어떻게 요즘은 모른다는 답이
더 많냐···)

”아니, 내 목숨이 위험해질지도
모르는데 디폴트값으로 던져 주는
정보는 있어야지··· “

[관련 정보가 없습니다.]

(또 또···)

“에휴~”


초대형 테마파크에나 있을 것
같은 거대한 출입문을 지나서
숲에 도착했다.

“이상하네... 이렇게 숲이 우거져
있으면 놈들이 매복하고 있다가
기습적으로 튀어나와야 하는데... “

[근거리내에 마라수의
미세한 움직임이 있는지
정밀탐색 실행하겠습니다.]

“그래... 이렇게 나무나 풀숲이
많은 신전은 전에도 들어가 본
적이 있었지···
슥슥 잘리는 소리가 들리면
이미 늦어··· “

[생명체의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습니다.]

“이상하네...
여기는 뭔가 다른가 보네...
이쯤 되면 몇 마리는
튀어나와야 하는데...”


◆ 섬멸대 훈련생 ◆

“섬멸대! 모두 살아남아
영광의 날개 타투를 새기자!”

전소민은 교관이자 최종 테스트
참가자 자격으로 <EP 2>
스테이지를 막 시작하려는
훈련생들의 사기를 한껏 띄웠다.

“자, 모두 저붐블래스터
감응도 체크”

각자 공식 무기로 소지하고
있는 저붐블래스터가
정상적으로 감응 발동하는지
체크했다.

“이상무!”

최종 테스트에 참가한
훈련생들은 일제히 소리쳤다.

“기회는 단 한 번뿐이니까
무조건 통과해야 해!”

전소민은 다시 한번 더
소리쳤다.

사실 말이 훈련생이지
이들은 이미 산전 수전 공중전까지
치룬 나름 재야고수들이었다.
섬멸대 스카우터가 사방팔방으로
돌아다니며 어렵게 설득하여
캐스팅한 것이다.
  

◆ 최고조 ◆

“이쯤에서 수풀들이 막
쓰러져야 하는데...
그러면서 몇 마리가
기습적으로 튀어나오고...
그래야 하는데 말야··· “

[지금 여기는 위험도 단계가
다릅니다]

“뭐어? 어떻게 다른데?”

[접근이 허용된 정보에 의하면
여기는 고리 신전이며
EP2 스테이지입니다.]

“고리 신전이라고?...
내가 재수없게 고생이 시작된
곳이 여차 신전이었는데,
이번엔 왜 하필 고리 신전이냐고!
이제 신전이라면 지긋지긋해!
신전에선 뭐 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다니까!“

[ ··· 인간 ··· 중심 ···]

”닥쳐!! 할 말 없으면
자꾸 그러더라!!
아, 몰라! 이제 상관없어!
일단 여기서 무사히
나가서 미진에게 한테
가는 게 제일 중요하니까
그것만 생각할래!”

≪알립니다.
현재 스테이지 안으로 섬멸대
훈련생들이 입장하고 있습니다.
서로 적으로 오인하여 공격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현재 3시 방향 출입문에서
이동 중입니다.≫

“어? 마스터 목소리다!
참가자가 우리 말고도
더 있다는 말이잖아!
왜 자꾸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들이 일어나는 거지?”

[EP2 특성상 변수가
많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최고조는 보어 가방을
내려놓고 슬롯에 꽂을
교체용 아이템을 살펴보았다.

“위험도가 높은 스테이지라면
다른 신전에 있던 놈들과
같은 방식으로는 공격하지는
않을 게 분명해.
어떤 템을 먼저 끼워야 할까”

[현재 다른 참가자와는
약 500미터 떨어져
있습니다.]

“오늘은 일단 다르게
준비해야겠어.
어디 보자.
그래, 이게 좋겠다! 3단짜리!
유사시에 두꺼운 고기도
뼈째로 자를 수 있는
3단 블레이드를 꽂아야지.”

[지금 어떤 개체가 반경
100미터 안으로 들어
왔습니다.]

“오케이, 나는 준비됐어!
들어와! 들어와!”

[50미터]

“뭐라고? ㅈㄴ 빠른데?!
집중하자! 집중!”

최고조는 3단 블레이드를
슬롯에 꽂은 저붐 브레이커를
잽싸게 들어 올려 공격 자세를
취했다.

[30미터]

[10미터]

“어? 이상한데?
이 정도 근접거리면 수풀들이
흔들리는 소리라도 들려야
하는데?
이건 뭐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아, 뭐지?”

[감응기에는 바로
최고조님이 서 있는 이 자리에
개체가 도착한 것으로 표시되고
있습니다.
뭔가 이상합니다! 조심하십시오!]

“오류 난 거 아냐?
왜 안 보이냐고오!”


이번 놈은 확실히 영악했다.
처음부터 땅 밑을 통해
접근한 것이었다.

최고조가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바로 뒤쪽에서
미사일이 치솟듯 땅을 뚫고
튀어 올라왔다.

[칼날왐져입니다!!]

칼날 팔을 도리깨처럼
여러 번 돌리며 내려찍었다.

칼날왐져의 칼날 팔이
목덜미에 닿을 찰나에
최고조는 자동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며 몸을 낮췄다.
칼날왐져의 기다란 칼날 팔은
그 바람에 목덜미가 아닌
귓불을 살짝 베었다.

“비겁한 새끼!
버로우 모드를 쓰다니!”

칼날왐져는 기우뚱하며
착지했으나 빠르게 중심을
잡고는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

“이 새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