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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 Mash up

반숙 半熟

by Ganze 2012. 6. 10.

 

솔로인 후배가 또 물었다.

 

"형님,결혼하면 어떻습니까?"

 

"음 .............. "

 

"힘듭니까?"

 

"결혼하거든 이것 하나는
꼭 명심하게.....
전기료 아끼지 말고
아내가 있는 곳마다
불을 켜두게나"

 

"그게 무슨 말씀인지..."

 

"아내의 얼굴에
조그만 그늘도 지지않도록
항상 밝은 곳에 있도록 하게.
그러면 항상 밝은 면만 보게 될걸세"

 

"그렇습니까?...."

 

"하하, 왜 뭔가 찜찜한가?
아내도 똑같이 자네의 밝은 면만
보게 될텐데도 말이야~"

 

"네... 그렇게 한다고 해도
 평생동안 좋은 면, 밝은 면만
 보일까요...?"

 

"빙고! 자네, 답을 찾았구만.
 불을 켜서 밝은 면만 볼 수
 있다는 것은 환상이고 착각이지."

 

"그럼, 현실은 어떻습니까?"

 

"어느날,  계란 요리를 하다가

 그만, 아래쪽을 많이 태워 버렸다네.

 위쪽은 타지는 않았으나 덜 익은 상태였지.

 한면은 많이 탔지만 뒤집어서

 양면을 다 익혀 먹을 것인가

 나머지 한쪽마저 탈지 모르니 그냥

 한면만 익힌 반숙으로 먹을 것인가

 고민하다가 

 그날은 그냥 반숙으로 먹었다네.

 결혼 생활도 항상 완벽하게 

 잘 익지만은 아닐걸세.

 매일매일이 다르지.

 남편으로서 아내를 대할 때

 어느 날은 반숙, 어느 날은 완숙.

 날마다 다르지.

 어느 날은 아내의 장점, 밝은 면이 보이고

 어느 날은 아내의 단점, 어두운 면이 보일거라구.

 내가 밝게만 비춘다고 아내의 모습과 성향이

 항상 밝아질 수는 없는거야.

 나는 밝게만 생각하는데 당신은 왜 그러냐고

 강요할 수는 없는거야

 한쪽이 타번린 반숙이라고 해도

 먹어야 할 때도 있고

 양쪽 모두 타버린 완숙이라고 해도

 먹어야 할 때도 있고

 어떤 날은 기가 막히게 잘 익힐 때도

 있을 것이고.

 밝은 일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환상일세."

 

 "형님, 삶은 계란이라더니

  계란에서 오늘 멋지게 하나 뽑으시는군요"

 

 

* 비빔박 萬花芳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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