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 위해 한다는 코딩,
결국은 암기력?
"학부모 공개수업에 갔더니 작은아이가 스스로 짠 프로그램으로 로봇을 조종하고, 큰아이는 자기가 작성한 프로그램 언어로 제 앞에서 드론을 띄워 보이는 거예요. 저도 모르게 그만 박수를 쳤죠!"
서울 방배동에 사는 황모(42)씨는 지난 여름방학에 초등학생 2학년·4학년 아이 둘을 2주 동안 '인텔리젠트 키즈 코딩 캠프'라는 곳에 보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아이들은 그곳에서 '블록 쌓으면서 알고리즘 익히기', '기초 컴퓨터언어 배우기', '프로그래밍으로 로봇이나 장난감 움직여 보기' 같은 걸 했다. 점심까지 준다는 이 캠프의 비용은 한 명당 100만원이었다. 황씨는 "낼 만했다"고 했다. "요즘 강남 엄마들은 '세 살 코딩이 여든까지 간다'고 농담해요.(웃음) 오바마 대통령이 '조국의 미래가 이제 코딩에 달렸다'고 했다면서요? IT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코딩이 필수라고 하더라고요."
최근 서울 강남과 목동 지역을 중심으로 유치원·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소위 '코딩 사교육'이 열풍이다. 코딩이란 컴퓨터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컴퓨터언어를 이해하고 명령을 내리는 규칙이나 식을 짜내려 가는 것을 말한다. 이 코딩을 어린이들에게 가르치는 열풍이 갑자기 분 건 정부 정책 때문이다. 작년 7월 교육부와 미래창조과학부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공교육에 편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초등학교는 2019년부터, 중·고등학교는 2018년부터 소프트웨어 수업을 한다고 한다. 교과 분량은 1단원, 수업 시수는 17시간 내외다. "미국이나 영국, 호주 같은 나라에선 컴퓨터 과학이나 코딩교육을 의무화하고 있다"고 교육부는 코딩교육을 실시하게 된 배경을 설명한다.
그러자 학부모들 사이에서 '코딩을 미리 배워놔야 내신에서 앞서갈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조급증이 번지기 시작했다. 사교육 시장이 이를 놓칠 리 없다. 서울 강남과 목동, 경기 분당 주변엔 이미 '코딩 학원' '코딩 과외' '코딩 캠프' '코딩 유치원'이 빠르게 번져나가고 있다. 시간당 8만원가량 받는 것이 보통. 일부 캠프에선 미국 유명 대학교에 견학 가는 프로그램까지 끼워 넣고 500만~800만원씩 받는다. 일부 코딩 유아학원은 한 달 100만원이 넘는다. 초등학생을 위한 코딩 교과서, 코딩 문제집도 서점에 깔리기 시작했다.
문제는 창의력을 위해 시작한다는 코딩 교육이 사교육 현장에선 정해진 시간 동안 진도 나가는 형태로 진행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데 있다. A 코딩학원의 강사는 "시간이 아무리 들어도 천천히 즐겁게 가르치면서 논리력과 사고력을 키워줘야 제대로 된 효과를 볼 수 있는데, 학부모들이 정해진 시간에 결과물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 하니 자유로운 수업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3개월에 한 번씩 학부모를 모아놓고 공개 발표수업을 하는데, 그때 아이가 뭔가를 꼭 해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압박을 학원 강사들이 느끼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이 강사는 "결국 프로그램을 기계적으로 따라 외워서 어려운 명령어를 써내려가게끔 가르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공개 수업을 위해선 '로봇 춤추게 하기', '어두운 방에 사람이 들어서자마자 전등이 켜지게 하기'처럼 학부모 대상 전시성 프로그램 명령어를 아이들에게 외우게 하고, 공개수업 당일에 이를 실행시키는 경우도 종종 있다는 지적이다.
굳이 돈을 내고 코딩 교육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초등학교 교사 김진형(36)씨는 "공교육에서 가르치려는 코딩 교육은 사실 무척 간단한 것"이라며 "'A와 B를 더하면 무엇이 될까' 수준의 언어를 프로그래밍하는 정도의 논리 구조를 완성하는 법을 배우는 건데, 사교육 시장에서 쓸데없이 복잡하고 화려한 수식을 가르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예전에 다들 다녔던 주산학원이 모두 없어진 것처럼 코딩 학원도 그렇게 되는 건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IT칼럼니스트 심이영씨는 "코딩은 돈을 주고 배우지 않아도 된다. '생활 코딩' '스크래치' 같은 무료 교육 사이트도 많다. 어른이 되어서 필요를 느끼고 3~4개월만 파고들면 누구든지 배울 수 있는 게 코딩"이라고 했다. 그는 또 "아이들에겐 기초 수학을 열심히 가르치는 게 더 중요하다"며 "괜히 코딩 가르친다고 아이를 컴퓨터 앞에 오래 앉혀놨다가는 시력만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기사 중에서>
---------------------------------------------------------------
다른 데서 최초로 만들고 성공하면 어떤 놈들이 잽싸게 돈질하고
먼저 갖고 와서는 베끼고 장사할 궁리만 하고
진득하게 연구해서 새로운 장르라는 것을 창작해 본 적이 없으니
대한민국엔 좀처럼 진기가 나오기 어렵고
돈장사에 눈 뻘건 허짜배기들만 날뛴다.
이런 패턴이 오랫동안 지겹도록 안 바뀌고 있다.
있는 집들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어머니들과 자식간에는
신문 기사와 같은 이런 사례가 수도 없이 많이 반복되고 있다.
호기와 진기 1편에서 언급했지만
우리나라 기득권층의 실패 공포증과 성과 강박증을 버리지 않으면
새 장르를 절대로 만들어 낼 수 없다.
영원히 먼저 베껴 장사하는 놈과 막차타는 놈들의 아귀다툼만
반복될 뿐이다.
우리 사회는 성과에 이제 제발 조급해 하지 말고 무제한으로
기초과학분야, 응용과학분야 그리고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을 지원해야 한다.
회수 기한 없는 무한투자가 되어야만 그 분야에 양분이 쌓이고 토대가 형성되어
이전엔 만들어내지 못한 새로운 물건들과 장르가 비로소 돋아날 수 있다.
* 비빔 박선생
-
70-80 세대는 요즘 코딩 붐이 어떻게 끝날지 잘 알죠, 당시 컴퓨터 살수있는돈 수십만원이면 요즘 돈의 가치로는 수백만원 이상인데, 그당시 삼전주식을 사놨다면, 코딩같은거 안해도 건물주로 잘먹고 잘살수있는 가치가 되었겠죠... 당시에 컴퓨터 배운다고, 컴퓨터 학원을 가장한 타자학원에 다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학원만 부흥시켜주다가 끝난걸로....
답글쓰기40 -
마인드가 겨우 코딩이니 이 나라에서 빌게이츠,스티브잡스가 못나오는거야. 그들이 만든 같잖은 코딩기술이 수십,수천조의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교육 자체를 현실성있게 가르쳐야지 병신같은 고가과외니 같잖은 코딩이니 헬조선 맞는듯..
답글쓰기40 -
엄마들 눈을 바로 떠야 아이가 살고 나라가 산다. 다들 하는것만 해서는 똑같아 질수밖에 없는법인데 똑같아 지려고 많은것들을 버렸고 없는 줄도 모르더라 너도 나도 정신 차리자
답글쓰기30
'이슈 & Now' 카테고리의 다른 글
3800원짜리 급식의 표준 , 날마다 감동을 먹는 아이들 (0) | 2016.10.17 |
---|---|
기득이만 개이득 독점하는 이상한 게임 (0) | 2016.10.11 |
인간이 할 수 있는 궁극의 퍼포먼스 (0) | 2016.08.23 |
매미 cicada (0) | 2016.08.13 |
한국산 명품타격기계 (0) | 2016.08.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