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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속으로

부산 동해남부선 폐철도, 전구간 시민공원 만들기, 뉴욕 하이라인 공원

by Ganze 2014. 4. 8.


동해남부선 폐철도의 모든 구간이

아름다운 바닷길 공원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기를

응원하고 기원합니다.


* 비빔박 萬花芳草





시민의 힘으로 이뤄낸
기적의 도시 재생 프로젝트

30년 동안 버려진 고가 철도가 뉴욕의 랜드마크로 변신하기까지
하이라인 창립자가 최초로 들려주는 지난 10년간의 기념비적 연대기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이 소개하는 '하이라인 공원' 그리고[하이라인 스토리]

지난 2011년 뉴욕 시에 재밌는 공원이 들어섰답니다. 바로 뉴욕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된 '하이라인 공원'이지요. 하이라인 공원은 30년이나 방치된 낡은 고가 철로를 철거하는 대신 하늘에 떠 있는 녹색 공원, 도심 속 자연의 길을 선택한 결과물이었답니다. 그리하여 하이라인 공원은 최근 서울의 세운상가 관련 재개발 계획에서도 그렇고 도심 재개발에 관한 논의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롤모델이 되었지요.

하이라인 공원이 조명을 받는 것은 건축조경사적 측면과 도시 공간의 재해석 차원에서 역사적인 한 걸음을 내딛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지자체에서 기획한 재개발이 아닌 시민들이 힘을 합쳐 만든 풀뿌리 민주주의의 놀라운 결실이었다는 점이 특별했기 때문이랍니다. 도심의 흉물로 손가락질 받던 녹슨 철로를 뉴욕의 랜드마크로 재탄생시킨 힘은 놀랍게도 그곳에 사는 동네 주민과 시민들이었지요.

바로 두 젊은이가 그 주인공이었답니다. 고가 철거를 위한 지역 공청회에서 만난 두 젊은이는 낡고 쓸모없는 것이라고 무조건 철거해서 없애는 방식에 동의하지 않았지요. 대신 지난 세월의 유산을 보존해서 잘 가꿔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답니다. 그리고 '하이라인 친구들'이라는 시민단체를 만들었지요. 이 두 젊은이의 주장에 영화배우 에드워드 노턴, 기업가 마사 스튜어트 등 유명 인사들은 물론 뉴욕의 수많은 시민들이 지지하면서 마침내 이익집단로부터 철거를 막아내기에 이르렀지요. 그리고 뉴욕 시는 그들이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답니다. 덕분에 100여 년 전 산업 시대가 낳은 버려진 유물이 오늘날 뉴욕의 대표적인 관광 상품이 되었지요.

하이라인의 대성공 이후 전 세계 도시 재개발 기획에 일대 전환이 생겼습니다. 낡은 것은 무조건 부숴버리고 새롭고 근사한 무언가를 올리는 게 능사가 아니라 함께 살면서 쌓아온 도시의 시간 그 자체가 가치로 창출될 수 있음을 인식하게 된 것이지요. 하이라인 공원 이야기에는 지금 우리 시대가 필요로 하는 지속가능한 도시와 더불어 사는 삶을 성찰하게 하는 길이 담겨 있습니다.

[하이라인 스토리]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낸 도전, 하이라인 친구들 결성부터 공원개장까지 10년간의 시간과 열정이 담긴 책입니다. 자발적 시민운동이 낳은 위대한 성과이자 도시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은 창조와 역사의 기록입니다. 새로운 도시 기획과 새로운 삶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하이라인 스토리]는 꿈을 현실로 만드는 길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9M 상공에서 뉴욕을 거닐다

뉴욕의 새로운 랜드마크, 도시계획과 재생에 관한 세계 최고의 롤모델, 2013년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많이 포스팅된 장소 10위에 빛나는 하이라인 공원의 인사이드 스토리

하늘길을 따라 도심 숲을 거니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지난 2009년 뉴욕 맨해튼 서부 첼시 지역에 그동안 없던 새로운 공원이 개장했다. 9미터 상공에 붕 떠 있는 이 공원 주변으로는 나무숲이 아닌 빌딩 숲이 펼쳐져 있고, 발밑에는 자동차와 사람들이 지나간다. 공원 벤치에 앉아 맨해튼의 마천루를 바라보며 브런치를 즐기고, 자동차와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사색에 잠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공원이란 혼잡한 도심을 벗어나 녹색 자연 속에서 정화하기 위한 공간이지만, 이 공원은 도로의 아스팔트, 거리의 상점, 자동차와 행인, 빌딩의 콘크리트 등 도심의 모든 존재를 끌어안는 새롭고 다채로운 경험을 통해 인간 본연의 '살아 있음'에 대한 감동을 일깨운다. 이 하늘공원이 뉴욕커들이 가장 사랑하는 뉴욕의 새로운 랜드마크, 바로 하이라인이다.

하이라인 공원은 뉴요커들뿐 아니라 관광객들에게도 필수 관광코스가 됐다. 자유의 여신상, 타임스퀘어 광장,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과 맨해튼의 마천루, 소호, 센트럴파크, 최근 브루클린의 윌리엄스버그 등 수많은 명소를 제치고 사진 기반 SNS인 인스타그램에 가장 많이 포스팅된 뉴욕의 명소로 꼽혔다. 그렇다면 까다롭기로 유명한 뉴요커들이 하이라인 공원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건축조경사에 있어서 기념비적 사건으로 꼽힐 정도로 새롭고 아름다운 디자인 덕분이기도 하지만, 하이라인의 하늘길을 따라 도시가 품은 역사와 그 도시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1.6km 하늘공원을 따라 흐르는 두 가지 이야기

하이라인 공원에는 두 가지 이야기가 흐른다. 개척 시대 산업 도시 뉴욕의 면모부터 문화 예술의 수도가 된 지금까지의 모든 역사가 켜켜이 쌓여 있다.
고가 선로를 공원화한 하이라인 공원은 원래 100여 년 전 산업시대의 유물이었다. 1847년 뉴욕 시는 늘어나는 화물 운송을 위해 안 그래도 차와 사람들이 뒤엉켜서 복잡한 차도에 철도 선로를 개설했다. 자동차와 열차, 사람이 함께 다니는 길은 당연히 온갖 사고가 빈번이 일어났고 그 일대는 '죽음의 거리'로 불렸다. 사고를 줄이기 위해 고심하던 철도 회사는 웨스트사이드 카우보이라는 인력을 고용했다. 뉴욕 한복판에서 카우보이 복장을 한 이들은 열차 앞에서 말을 타고 달리면서 붉은 깃발을 흔들어 미리 경고 신호를 보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1934년 뉴욕 시는 위험천만한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가 선로를 개통한다. 화물열차이기 때문에 짐을 싣고 내리기 편하도록 철도를 도로 위가 아닌 블록 안 쪽, 심지어 건물 안쪽을 관통하도록 설계했다. 그러나 1950년대에 이르러 미국 전역을 연결하는 화물트럭 운송업이 성장하면서 60년대에 일부 구간을 철거했고, 1980년을 끝으로 운행이 전면 중단된다. 그 후 이 고가 선로는 각종 야생식물과 관목 등이 멋대로 자라는 도심 흉물로 버려졌다.

1980년대 중반부터 고가철도 주변의 땅을 소유한 지주들이 뉴욕 시에 철도노선을 철거해 달라는 로비를 시작했다. 이때 동네 주민이면서 기차광인 피터 오블레츠는 철거진행에 맞서 하이라인 위에 살면서 법적 투쟁을 했다. 이런 대립 속에 세월은 흘렀지만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포기하지 않고 뉴욕 시에 끊임없이 고가 철거를 요구했다. 결국 1999년 당시 뉴욕 시장인 루디 줄리아니는 철거 요구를 받아들이고, 주민 공청회를 열기에 이른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만난 동네 주민 두 명이 시간을 간직한 하이라인을 지켜내기로 결심한다. 바로 이 순간부터 하이라인 공원에 흐르고 있는 또 다른 이야기, 기적과도 같은 '하이라인 스토리'가 시작된다.

뉴욕에서는 꿈이 이루어진다

책을 쓴 조슈아 데이비드와 로버트 해먼드는 1999년, 하이라인의 운명을 결정하기 위해 열린 한 지역 공청회에서 만났다. 데이비드와 로버트는 이 폐허를 사랑했고, 하이라인에서 뉴욕을 새롭게 경험할 기회를 엿보았다. 그래서 이 둘은 1999년 비영리 시민단체인 '하이라인 친구들'을 공동 창립해 하이라인을 공원화하는 하이라인 프로젝트에 맨몸으로 돌입한다.

[하이라인 스토리]는 이 둘이 지난 10년간의 길고 길었던 공원화 과정을 인터뷰 형식을 통해 회고하는 책이다. 하이라인에 관련한 수많은 보도와 자료가 있지만 이 책은 두 명의 동네 주민의 수다에서 뉴욕의 랜드마크가 된 공원을 개장하기까지의 우여곡절과 천신만고의 순간들을 본인들의 입으로 최초이자 유일하게 밝힌 기록이다.

데이비드와 해먼드는 이 책을 통해 허무맹랑하고 불가능하다는 시선에 맞서 철거를 막아내고, 뉴욕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공원이 들어서기까지의 역사적 순간들을 담담하게 둘러본다. 결정적인 법원 판결, 모금을 위한 몸부림과 동네 주민부터 유명인들까지 수많은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 영감을 불어넣어준 설계 공모전,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의 열정, 9?11 테러 이후 등장한 도시계획 문제, 한국인 건축가 황나현이 총괄한 설계 디자인 과정 등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하이라인 공원이 만들어지기까지 지난 10년간의 발자취는 시민들이 공동의 선을 위해 힘을 모으면 얼마나 놀라운 일을 이뤄낼 수 있는지 보여준다. 뉴욕의 시민들은 낡은 것을 무조건 밀어버리는 대신 옛것을 새롭게 재창조해 지역사회의 부흥은 물론 뉴욕의 대표적인 관광자원으로 만들어냈다. 이 과정에서 저자들은 효과적인 시민운동의 방법론을 제시한다. 공원화 계획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해 지역가치 상승과 세수 증가를 공원화에 소요되는 예산과 대비시켜 경제적 가치를 증명해서 뉴욕 시를 파트너로 끌어들였고, 공익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인 이해 당사자들의 관계 조정을 원활하게 하는 개발권이양제도를 보완해서 부동산 지주들과 보존론자 양측 모두에게서 지지를 얻었던 사례들을 통해 건설적인 시민운동의 중요한 지점을 보여준다. 하이라인의 기적은 철거냐 보존이냐의 논쟁이 늘 경제적 수치와 무형의 가치 사이에서 대립하는 구도를 깨부수면서 일어난 것이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만든 공원 하이라인에는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도시적 삶에 대한 해결 방안이 담겨 있다. 또한 시민운동이 놀라운 결실로 맺어지도록 밀어붙인 열정과 전략 또한 엿볼 수 있다. 이 책은 뉴욕과 건축을 좋아하는 사람, 시민운동가, 도시 계획가, 건축가, 그리고 지속가능한 도시적 삶을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이 읽어야 할 책이다. 뉴욕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는 하이라인 공원은 올해 3번째 구간이 완공될 예정이다.

* 책 < 하이라인 스토리   : 뉴욕 도심의 버려진 고가 철도를 하늘공원으로 만든 두 남자 이야기 >

   출판사 서평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