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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속으로

희망 '보는' 법

by Ganze 2013. 5. 11.

 

 

 

다른 누군가가 말하는 또는 외치는 그런 '희망'은 경계하라.

그리고, 당신이 꼬옥 간직하고 있거나 이미 생각하고 있는

그런 '희망'을 의심하라.

 

'희망'은 그렇게 어디서 손님처럼 오거나 누가 만들어 주거나

어떤 방향으로 내가 생각해 내는 것이 아니다.

 

거친 풀,돌,나무들이 무성하게 숨겨져 있고

언제 어떻게 위협할지 모르는 무엇들이 도사리고 있는

그런 곳이 있다고 하자.

 

누군가가 아니면 무엇인가의 수많은 발걸음들과 움직임들이

수없이 그 곳을 밟고 헤치고 지나가고 또 밟고 헤치고 지나간다.

목표도 기약도 방향도 없이 그냥 지나간다.

그렇게 지나간 다음 그리고 수많은 요소들에 의해

뜯기고 깎이고 부셔지고 뭉개지고

또다시 수 많은 발걸음들과 움직임들에

문드러지고 문질려서야 마침내 길이 되어진다.

 

정확히 말하자면 완성되고 고정된 불변의 길이 아니고

그 길이란 길이 되어지는 과정의 순간순간들인 것이다.

 

이것이 희망이 여명처럼 엿보이기 시작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그런 '길이 되어짐'만이 희망은 아니다.

 

그런 길 중간중간에 그리고 길섶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슬며시 다시 고개를 쑤욱 빼고 돋아나는 모든 것들도 다 희망이다.

그렇게 희망이란 것은 그 무엇들이 진행되고 변해가는 모든 과정과

그 과정의 옆에 자리하고 있는 주위의 것 전부이다.

 

한쪽 또는 한가지만을 바라보지 않을 때

말 그대로의 희망은 '희망'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보이는 것이다.

그렇게 그렇게 비로소 우리는 '희망'을 '보는' 것이다.

 

세상의 온갖 꽃과 향기로운 풀처럼

 

*비빔박 萬花芳草

 

 

 

(사진은 에릭요한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