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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Now

도올

by Ganze 2011. 11. 2.





저를 견디게 만드는 중요한 사실은 자신이 강의로 인하여 권력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권력구조 속에서 도올 김용옥이라는 인간이 소외되어 간다는 것입니다
.”   
 (2001. 인터뷰)

 








도올 김용옥 선생의 기획특강 방송을 조기중단하려던 교육방송공사(EBS)의 시도가 결국
일주일만에 실패로
돌아갔다.
 
‘7일천하’로 끝난 셈이다.

이번 사태는 EBS를 다시 보게 됐다는 점 뿐 아니라 <나는꼼수다>를 통해 조기에 확산된
여론의 중요성 등
여러 의미를 남겼다.

EBS는 지난 1일 밤 보도자료를 내어 도올 선생의 특강 프로그램인 <EBS 기획특강 중용 인간의 맛>
조기종영 의혹에 대해 “그 동안 심의실에서 제기했던 편성 적합 여부 판단 요청에 대한 편성차원의
검토회의를 지난달(10월) 31일 개최하여 당초 계획대로 36강을 방송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EBS는 “방송중단을 일방적으로 결정한 적이 없으며 제작된 방송 내용이 반복적으로
방송통신심의규정을
위배하여 더 나은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시정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면서도 그러나
“시청자와의 약속을 중시하고 교육전문 공영방송사로서의 사회적 책무를 충실히
수행하기 위하여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EBS는 “향후 방송분에 대해서도 기존과 같이 방송통신심의규정에 의거하여 엄격하게 심의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뒤 “시청자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사죄했다.


    
도올 김용옥 선생이 지난달 26일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EBS의 도올특강 중단계획에 항의하며
1인시위를
벌였다. 


 
EBS는 조기종영 ‘계획’을 철회하게 된 이유에 대해 “시청자와 약속”, “사회적 책무”를 들었지만
언론계에서는 당사자인 도올 선생이 조기에 자신의 거취 문제를 공론화해 여론이 급격히 악화됐고,
정치권에서는 정부보조금 전액 삭감 계획까지 거론돼 EBS가 도저히 감당해내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강택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2일 “EBS의 도올 하차 시도-원상 복귀 등의 이번 조치가
최소한의
합리성도 없었음을 보여줬다”며 “일주일만에 원상복귀시킨 데엔 당사자인 도올 선생의
조기 공론화를 통해
시민들의 여론으로 이어져 결국 방송기관의 ‘헛된 시도’가 바로잡혀진 하나의
선례가 됐다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도올선생이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 출연 등을 통해 여론이 조기에 확산된 점도 주된

요인으로 평가된다.

또한 EBS의 이번 사태는 프로그램 내부심의를 통해 출연자와 방송내용에 대한 통제효과를 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도올 김용옥 선생은 그동안 자신의 강의에 나온 ‘비속어’ 외에 최소한의 의사표현조차 가위질을 당한 데 대해 “나치 치하 독일 검열과 다를 바 없다”고까지 격정을 드러냈었다.
특히 EBS는 도올선생 프로그램을
예정대로 방송하겠다고 밝히면서도 “향후 방송분에도 엄격한 심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은 “이는 여전히 EBS가 심의라는 방식으로 프로그램과 출연자를 통제하겠다는 의도를 보여준 것이며, 도올 복귀 결정이 일시적으로 한 발 뺀 것에 불과함을 드러냈다”며 “영향력도 있고, 잘 물러서지 않는 도올 선생한테도 이렇게 하는 것을 보면, 다른 출연자 등에 대해서는 어떻겠느냐”고 우려했다.

류성우 EBS 노조위원장(언론노조 EBS지부장)은 “도올 선생에 대한 심의를 과거엔 본 적이 없다”며
“현 정부 들어 여러 직간접적인 압력의 행사가 (언론계에 광범위하게) 작용하다보니 모든 언론사의 데스크 기능이 강해진 반면, 이에 당하는 사람들의 체질은 허약해지고 알아서 자기검열을 하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그동안 늘 지원의 대상이자 방송계의 약자 이미지를 고수했던 EBS에 대해 더 이상 마냥 우호적으로만 바라봐선 안된다는 경각심도 불러왔다.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은 “이번 사태는 EBS 독립성의 토대와 기반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드러냈다는 의미도 있다”며 “스스로 경각심 가져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EBS가 수신료 배분 등 지원의 대상으로만 얘기돼왔는데, 이런 독립성 훼손사례 하나가 그같은 과거의 관심이나 우호적 여론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명심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11월2일  미디어 오늘 기사 중에서 )









( 며칠 전  관련 기사 )

김 교수의 강제 하차는 이번 교육방송 특강 내용을 묶어 출간한 '중용 인간의 맛'이란 책에서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을 강도높게 비판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 교수는 이 책의 서문에서


“대도(大道)가 행해질 때는 사람들이 천하를 공(公)으로 삼지만,
대도가 은폐하게 되면 천하를 사가(私家)로 삼아

재물을 모두 자기 한 몸만을 위해 저축하고,
국민의 실수요와 무관한 토목공사만 늘어난다는게 공자의 놀라운 통찰이었다”면서
 

“합리적인 예(禮)에 근본하지 아니 하는 자가 최고의 지위에 있는 사회를 재앙의 사회라고
불렀다”고
비판했다.


EBS는 “방송 중단을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은 아니고, 심의실의 결정에 따라 다음주에 방송을
끝내면 어떻겠느냐고
협의를 한 것”이라면서 “김 교수의 의견을 듣고 와 현재 심의실과
콘텐츠기획센터와 논의하고 있는 중”이라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MBC 이상호 기자는 25일 저녁 김 교수와 통화한 내용을 자신의 트위터에 중계해 눈길을
끌었다.

"인문학 강의마저 죽이고자 한다면 우리 사회 너무 암담해. 나치 검열과 다를 바 없어.
대응방식도 저급하고 비열한 꼼수다."

"칸트저서는 상품광고라며 삭제, 현실 발언은 문제된다며 삭제. 많이 양보했다. 중용강의 완주가
목표였다.


인기 프로그램 폐지하면서 입게될 타격조차 개의치 않는 것 보면.. 정치적 압력 작용한 듯."


"정치가 잘못되고 있는 게 너무도 확실하다.. 사람들이 투표장 나가는 걸 두려워 하는 정부가 정부냐. 젊은이들일수록 투표장 나가는걸 두려워 하는게 정부냐."


EBS 노조는 26일 경영진과 면담을 요청하고 해명과 대책마련을 요구할 계획이다.
김 교수는 오전 10시30분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인터넷 라디오 '나는 꼼수다'에 출연 중인 시사인 주진우 기자는 트위터에 김 교수가
나꼼수에 출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의 강제하차에 따른 외압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0월26일 컬처투데이 기사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