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reaction32

막걸리 Preaction 3 막걸리는 재료,맛,색깔,향으로 지은 이름이 아니라 술을 마시는 방법으로 지은 이름이다. 누룩과 쌀로 빚은 술이 적당히 익을 때를 기다렸다가 물을 희석해서 바로 마시는 것이 막걸리다. 조금도 망설임 없이 만들자마자 즉시 마셔야 가장 맛있다. 희석으로 알콜농도가 옅어지면 잡균들이 급속도로 번식하면서 신맛이 난다. 맛이 변질되기 전, 술을 만들자마자 바로 마셔야 가장 맛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어떤 술보다 막걸리를 더 좋아한다. 이 술의 완성이 숙성 또는 저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즉시 마시는 것에 있다는 것. 이것이 막걸리의 Preaction이다. 원하는 무엇이 떠오르면 잡생각이 스며들기 전에 즉시 그렇게 하는 것. 바라기만 하는게 아니라 원하는 것 그 자체가 되어 버리는 것. 즉시 시작하고 수정하고 다시 .. 2012. 7. 7.
진짜 진짜인가 지금, 우리 시대에는 오리지널이 사라지고 있다. 카피가 오리지널을 쫓아내고 있다. 오리지널 같은 카피가 오리지널 행세를 하고 있다. 나는, 내 생각은 오리지널인가? 카피인가? * 비빔박 萬花芳草 2012. 7. 3.
반드시 다시 펴라 체면과 명분에 주름진 자존감을 펴라. 질투와 미움에 구겨진 욕망을 펴라 실패와 걱정으로 움츠린 용기를 펴라 삶과 거짓에 지쳐 굽었던 희망을 펴라. 세상과 사람에 받은 깊은 상처로 오므라든 믿음을 펴라. 마음 속에 숨겨진 당당한 그 깃발을 꺼내어 다시 펴라. 그대가 꿈꾸는 삶이 눈앞에 펼쳐지는 그날까지. * 비빔박 萬花芳草 2012. 6. 26.
지금 하던 것을 멈추고 멈추고, 지금 하던 것을 멈추고. 지금 여기까지 그대가 왔던 길, 그대가 선택한 모든 길을 되짚어 보라. 중요했던 순간에 어떻게 고민했고 무엇을 선택했는지를 하나하나 되짚어 보라. 숨 깊이 들이마시고 길게 내쉬고 또, 숨 깊이 들이마시고 길게 내쉬고. 자, 이제 하던 것을 다시 계속 하라. 그대에게 새로운 무엇이 보이기를. * 비빔박 萬花芳草 2012. 6. 23.
노래, 음악, 소리 2 음악은 우리가 존재하기 전부터 있었다. 화음,선율,리듬이 아닌 소리 그 자체로 음악이 있었다. 음악을 좋아하는 후배에게 소리부터 찾아보라 했다. 내 심장박동 소리부터 다시 느껴보라 했다. 모든 사물에서 나오는 다양한 소리를 귀에 담아보라 했다. 모든 사물에서 생겨나는 다양한 진동을 몸으로 느껴보라 했다. 낯설고 새로운 소리를 보석을 찾듯 계속 찾아보렴. 알게 될거야. 음악은 소리에서부터 생명처럼 태어남을. * 비빔박 萬花芳草 2012. 6. 20.
노래, 음악, 소리 1 노래는 정신과 영혼이다. 노래는 소리를 통해 나오는 정신과 영혼이다. 수증기를 통해 무지개가 나타나듯이 소리를 통해 나타나는 정신과 영혼이 바로 노래이다. 노래는 말과 단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노래가 된다. 목에서 어떤 소리가 나오든 노래가 된다. 노래는 메시지가 아니라 가장 먼저 또 다른 나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들려줄 이야기가 있어 또 다른 나를 부르는 것이 노래다. 단어,운율,가락,화성,박자 같은 것들이 조화로워야 노래가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작은 일부일 뿐이다. 노래는 표현하는 사람의 정신과 영혼이 밖으로 영사기처럼 투영되고 떨리는 진동이다. 그 진동이 공명을 일으키면 듣는 이의 감정이 꿈틀대기 시작한다. 가장 먼저 공명하는 것이 나도 다 알지 못하는 또 다른 나 자신이다. 또 다른 나를 깨.. 2012. 6. 18.
그 때 거기에 나와 함께 있었구나 6살 무렵이었다. 어느 여름날 오후에 갑자기 폭우가 내렸다. 동네 형들이랑 친구들. 대여섯명과 동네 뒤편 출입이 제한된 숲에 들어가 정신없이 노는 사이에 폭우가 내렸다. 모두 큰 나무 밑에서 비를 피했다. 비가 점점 가늘어질 때쯤 집에 어서 돌아가기 위해 나가는 길을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형들이 처음에 들어왔던 그 길을 찾지 못하고 헤매다가 제법 물이 불어난 도랑과 마주치게 되었다. 출입을 제한하는 철조망이 도랑을 가로질러 쳐져 있었다. 형 한 명이 이것을 잡고 건너 가면 처음 들어왔던 그 길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모두들 두 번도 생각하지 않고 그러자고 했다. 먼저 말했던 그 형부터 건넜다. 마치 특수부대 군인아저씨가 외줄 로프를 타고 절벽계곡을 아슬아슬하게 건너는 상황과 비슷했다. 형들은 .. 2012. 6.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