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창작시48

헤엄치다. 비빔박의 Preaction 다섯 번째. 다이브해서 물 속에 들어가는 순간 내 몸 주위에는 즉시 새로운 흐름이 생긴다. 헤엄을 여러 번 치다보면 그 흐름을 즉각 느낄 수 있다. 물 속에서 나아가려고 하면 순행하고 역행하는 물의 힘들이 나의 움직임에 즉시 영향을 미친다. 밀어내고 띄우고 누르고 잡아당기고 막는 여러 힘들이 내 몸에 작용한다. 다이브하면 곧바로 몸에 힘을 빼고 그 흐름에 몸을 맡겨라. 그러면 마치 물속에 길이 있는 것처럼 내 몸이 미끄러지듯 물 속을 타고 가게 된다. 억지로 물을 잡아당기거나, 가라앉지 않으려고 근육에 힘이 들어가면 내 몸은 물에 거미줄처럼 휘감기고 짓눌려서 더이상 나아갈 수 없게 된다. 물을 이기지 말고 물을 이용하라. 마치 돌고래가 된 듯 물과 하나가 되어 마음을 놓아 버리면 물은 나를 종이배처럼 부드럽게 밀어내.. 2012. 7. 22.
상상을 현실로 철학자 자크 데리다는 말했다. 신분증이 그림엽서인 그런 나라를 상상해보세요. 나는 말한다. 출근카드가 경영권리증인 그런 회사를 상상해보세요. * 비빔박 萬花芳草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2012. 7. 19.
중요한 건 지금부터야 후배 한명이 결혼하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아내와 처가 사람들 때문에 전혀 행복하지 않단다. 대학생 시절 아내를 만나 27살에 결혼하고 첫아이를 낳고 고비가 찾아왔다네. 어느날 처가에 갔다가 처가식구와 이런저런 갈등과 말타툼으로 마음에 상처를 받고는 아내에게도 마음을 닫고 결혼을 후회하기 시작했대. 점점 가정일은 나몰라라 하고 잔소리하는 아내에게 너 때문에 내 인생은 불행해졌다면서 이혼하자는 말만 되풀이했대. 이후 지인의 강력한 권유로 오랜 기간 임상심리전문가의 상담과 테라피를 받았대. 지금은 남편과 아빠로서 훨씬 나은 모습으로 생활하고 있어. 살아온 이야기를 조금 들어보니, 그 후배는 어릴 때 부모님이 이혼했고 어머니와 함께 살았대. 그런데, 어머니가 교통사고로 갑자기 돌아가시는 큰 일을 .. 2012. 7. 13.
내가 만든 길 Preaction 4 진짜 나의 길은 내가 지나간 뒤에 만들어진다. 길을 찾지 말고 그냥 가라. * 비빔박 萬花芳草 (사진은 에릭 요한슨의 작품임)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2012. 7. 10.
막걸리 Preaction 3 막걸리는 재료,맛,색깔,향으로 지은 이름이 아니라 술을 마시는 방법으로 지은 이름이다. 누룩과 쌀로 빚은 술이 적당히 익을 때를 기다렸다가 물을 희석해서 바로 마시는 것이 막걸리다. 조금도 망설임 없이 만들자마자 즉시 마셔야 가장 맛있다. 희석으로 알콜농도가 옅어지면 잡균들이 급속도로 번식하면서 신맛이 난다. 맛이 변질되기 전, 술을 만들자마자 바로 마셔야 가장 맛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어떤 술보다 막걸리를 더 좋아한다. 이 술의 완성이 숙성 또는 저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즉시 마시는 것에 있다는 것. 이것이 막걸리의 Preaction이다. 원하는 무엇이 떠오르면 잡생각이 스며들기 전에 즉시 그렇게 하는 것. 바라기만 하는게 아니라 원하는 것 그 자체가 되어 버리는 것. 즉시 시작하고 수정하고 다시 .. 2012. 7. 7.
진짜 진짜인가 지금, 우리 시대에는 오리지널이 사라지고 있다. 카피가 오리지널을 쫓아내고 있다. 오리지널 같은 카피가 오리지널 행세를 하고 있다. 나는, 내 생각은 오리지널인가? 카피인가? * 비빔박 萬花芳草 2012. 7. 3.
반드시 다시 펴라 체면과 명분에 주름진 자존감을 펴라. 질투와 미움에 구겨진 욕망을 펴라 실패와 걱정으로 움츠린 용기를 펴라 삶과 거짓에 지쳐 굽었던 희망을 펴라. 세상과 사람에 받은 깊은 상처로 오므라든 믿음을 펴라. 마음 속에 숨겨진 당당한 그 깃발을 꺼내어 다시 펴라. 그대가 꿈꾸는 삶이 눈앞에 펼쳐지는 그날까지. * 비빔박 萬花芳草 2012. 6. 26.